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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방 세탁기 고장? 수리비는 누가 부담할까

빨래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데 갑자기 세탁기가 멈춘다면 정말 막막합니다. 특히 혼자 사는 자취방에서 이런 일이 생기면 당황스럽기 마련이죠.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이 수리비, 과연 누가 내야 할까?'일 겁니다. 자취방 세탁기 고장 문제는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갈등 중 하나입니다. 오늘은 다년간의 경험과 최신 법률 정보를 바탕으로 이 애매한 문제의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법적 근거, 수리 책임의 기준

법적 근거, 수리 책임의 기준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법적 기준입니다. 우리 민법은 임대인과 임차인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며, 이는 세탁기 같은 기본 옵션 가전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임대인의 수선 의무 (민법 제623조)

법적으로 임대인은 임차인이 계약 기간 동안 문제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주택의 상태를 유지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를 '수선 의무'라고 부릅니다. 세탁기가 계약 당시부터 설치된 '기본 옵션'이라면, 그 기능 유지는 기본적으로 임대인의 책임입니다.

쉽게 말해, 세월이 흘러 부품이 낡거나 자연적으로 발생한 고장은 집주인이 수리해 주는 것이 원칙입니다. 저 역시 예전에 살던 오피스텔에서 8년 된 드럼세탁기 베어링이 나가서 소음이 심했는데, 집주인분께 연락드리니 당연하다는 듯 기사님을 불러 해결해 주셨던 경험이 있습니다.

임차인의 선관주의 의무 (민법 제374조)

반대로 임차인에게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가 있습니다. 내 집처럼 소중하게 시설물을 사용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임차인의 부주의나 고의적인 파손으로 세탁기가 고장 났다면, 그 수리 책임은 당연히 임차인에게 돌아갑니다.

특약 사항의 효력

간혹 계약서에 '사소한 수선은 임차인이 부담한다' 또는 '모든 시설물 관리는 임차인 책임이다' 같은 특약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특약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진 않습니다. 세탁기 사용이 불가능할 정도의 큰 고장은 임차인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불리한 약정으로 보아, 그 효력이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장 원인별 책임 소재 완벽 정리

고장 원인별 책임 소재 완벽 정리

결국 자취방 세탁기 고장 수리비의 핵심은 '고장의 원인이 누구에게 있는가'입니다. 원인에 따라 책임 소재가 명확하게 달라지니 꼼꼼히 살펴보세요.

임대인 책임이 명확한 경우

대부분의 세탁기 고장은 여기에 해당합니다. 정상적으로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래와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면 임대인에게 수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 부품 노후화: 오랜 사용으로 모터, 베어링, 제어 기판(PCB) 등 내부 주요 부품의 수명이 다한 경우
  • 기기 자체 결함: 제품의 설계나 제조상의 문제로 인해 고장이 발생한 경우
  • 설치 초기 하자: 입주 전부터 배수 호스 연결 불량 등 설치가 잘못되어 발생한 문제

통상적으로 가전제품의 내구연한을 5~7년으로 봅니다. 이 기간을 훌쩍 넘긴 세탁기에서 문제가 생겼다면 대부분 자연 고장으로 판단합니다.

임차인 책임이 명확한 경우

안타깝지만 임차인의 잘못으로 고장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임차인이 직접 수리비를 부담해야 합니다.

  • 관리 소홀: 세탁기 거름망이나 배수 필터를 오랫동안 청소하지 않아 펌프가 막히거나 고장 난 경우
  • 사용자 부주의: 주머니 속 동전이나 열쇠를 확인하지 않고 돌려 내부 부품이 손상된 경우, 세탁 용량을 초과하여 무리하게 사용한 경우
  • 물리적 파손: 실수로 세탁기 도어나 외관에 강한 충격을 가해 파손한 경우

거름망 청소는 자동차 엔진오일 교환처럼 기본적인 관리 항목입니다. 주기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분쟁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분쟁을 막는 현명한 대처법

분쟁을 막는 현명한 대처법

가장 좋은 것은 분쟁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예방하는 것입니다. 만약 이미 문제가 발생했다면 아래 순서에 따라 현명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입주 시 증거 남기기

새로운 집에 입주하는 날, 이삿짐을 풀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바로 세탁기를 포함한 모든 시설물의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고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남겨두는 것입니다.

탈수 기능까지 직접 작동시켜보고 소음은 없는지, 외관에 파손된 곳은 없는지 날짜가 나오게 촬영해두세요. 그리고 이 자료를 집주인과 공유해두면, 퇴거 시 발생할 수 있는 오해를 막는 확실한 증거가 됩니다.

고장 발생 시 대처 순서

  1. 임대인에게 즉시 통보: 고장 사실을 인지한 즉시, 집주인에게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알립니다. 언제부터,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록이 남는 문자나 카톡을 추천합니다.
  2. 임의로 수리하지 않기: 집주인과 상의 없이 먼저 수리 기사를 부르지 마세요. 나중에 비용 청구 과정에서 분쟁이 생길 수 있습니다.
  3. 원인 진단 및 견적 공유: 집주인과 상의해 AS 센터에 접수하고, 기사님이 방문하면 고장 원인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진단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연 노후인지, 사용자 과실인지에 대한 전문가 소견을 듣고 견적을 받아 임대인과 공유합니다.
  4. 비용 부담 후 영수증 보관: 협의된 책임 주체가 비용을 부담하고, 반드시 수리 내역과 금액이 명시된 영수증을 받아 보관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집주인이 수리를 계속 미루면 어떻게 하나요?

A1.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수리를 거부한다면, 먼저 내용증명을 발송하여 수리를 공식적으로 요청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임차인이 먼저 자비로 수리한 뒤 '필요비 상환 청구권'에 따라 수리 비용을 임대인에게 청구하거나 다음 월세에서 해당 금액을 상계 처리할 수 있습니다. 단, 월세 상계는 법적 분쟁의 소지가 있으므로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Q2. 수리비가 너무 비싸서 새로 사는 게 낫겠어요. 교체 비용은 누가 내나요?

A2. 수리비가 세탁기의 남은 가치를 초과할 정도로 과다하게 나올 경우, 이는 수리가 아닌 사실상 교체에 해당합니다. 이 경우 교체 비용은 당연히 임대인이 부담해야 할 의무입니다. 임대인과 상의하여 새로운 제품으로 교체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Q3. 세탁기에서 냄새가 심해서 청소 업체를 불렀는데, 이 비용도 청구할 수 있나요?

A3. 아닙니다. 세탁조 청소와 같이 위생 및 유지 관리를 위한 비용은 통상적으로 거주하는 임차인의 부담으로 봅니다. 이는 임차인의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에 포함되는 부분입니다. 다만 입주 시부터 곰팡이가 심각했다면 입주 전 청소를 요구할 수는 있습니다.

자취방 세탁기 고장 문제는 결국 '상식'과 '소통'의 문제입니다. 법적 기준을 명확히 알고, 고장의 원인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며, 임대인과 원만하게 소통한다면 불필요한 감정 소모 없이 원만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이 여러분의 쾌적하고 분쟁 없는 자취 생활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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